홀로 제이드를 키우며 힘겹게 살아가는 엄마에게 똑똑한 제이드는 유일한 희망이자 신분 상승의 열쇠이다. 이러한 엄마의 노력과 기대는 제이드를 우등생이자 장학생으로 만든 원동력이지만, 동시에 제이드를 옴짝달싹 못 하게 하는 족쇄이기도 하다. 제이드는 학교 추천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학생들을 위한 ‘여성과 여성’이라는 멘토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되어 멘토 맥신을 소개받지만, 자신을 도움이 필요한 빈민가 여자애로만 대하는 듯한 부잣집 딸 맥신의 태도에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만 느낀다. 또 어느 날 또래 흑인 소녀가 경찰에게 폭력 대응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제이드는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지만, 진심으로 공감해 줄 상대가 없어 외롭고 답답하다. 이러한 주인공에게 우리가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바로 제이드가 가진 강하고 주체적인 독립성 때문이다. 누구든 한 인간의 삶은 서로 충돌하는 수백 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가진 것 하나 없는 흑인 소녀에게도 꿈과 희망의 조각들은 존재한다. 산산조각으로 흩어진 아름다운 조각들을 열심히 이어 붙여 긍정의 힘을 만들어가는 제이드. 그녀가 자신감과 당당한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이 소설은 우리들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기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절대적인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