處世術槪論
2008-06-27 (만62세 출판)
2008-06-27
최인호의 문학상 수상작 모음집. 초기 단편들을 비롯하여 환상적 리얼리즘과 역사에 기초한 작품들까지, 최인호의 문학 인생을 아우르는 작품들이 실려 있다. 끊임없이 자기 세계를 갱신하며 소설의 깊이를 추구해온 작가의 40여 년의 문학적 도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견습환자’의 주인공 ‘나’는 습성 늑막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무미건조한 병원생활에 심한 권태를 느낀다. 무엇보다 의사나 간호사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을 웃겨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그들에게 웃음을 되찾아주기 위한 활보를 시작한다. ‘타인의 방’의 주인공은 이제 막 출장에서 돌아와 초인종을 누른다. 하지만 집안에서는 기척이 없어 주인공은 할 수 없이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들고 직접 현관을 연다. 집에는 아내도 없어 주인공은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할 준비를 한다. 그런데 갑자기 그를 향해 반란을 일으키는 집안의 사물들... 면도기는 숫제 그의 얼굴을 두어 군데 베기까지 한다. 표제작 ‘처세술개론’에는 처세술의 달인인 소녀가 등장한다. 일찍이 하와이로 떠났던 할머니가 자식도 없는 상태에서 큰 재산을 가지고 귀국한다. 이에 주인공 소년의 어머니와 일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소년의 이모는 막대한 유산을 노리고 할머니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애쓴다. 그런 가운데 소년과 소년의 이종사촌 소녀는 어른들의 경쟁을 구체화하는 존재가 된다. 주인공 소년은 노래를 잘 부르고 교리문답을 잘하는 순수한 아이지만 이모의 딸인 소녀는 나이답지 않은 행동과 말투가 예사롭지 않은 처세술의 달인이다. 그리고 그녀는 할머니의 마음을 사기 위해 할머니가 잠든 사이 소년을 위기에 빠뜨린다.